대문호 희곡들, 한국색깔 담아 줄줄이 무대로

입력 2024-03-20 18:45   수정 2024-03-21 00:33


윌리엄 셰익스피어, 헨리크 입센, 안톤 체호프 등 대문호들의 고전 희곡이 올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단순히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현대의 한국 관객들에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창극으로 각색해 우리 전통 음악을 더하는가 하면 배경을 한국으로 바꾸기도 한다.
○판소리로 보는 셰익스피어 비극

국립창극단은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한(恨)의 정서를 담아낸 창극 ‘리어’를 오는 29일부터 시작한다. 2022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리어왕’은 셰익스피어 비극 작품 중 가장 처절하다고 평가받는 걸작이다. 고대 영국의 왕 리어가 첫째와 둘째 딸에게 권력을 넘긴 뒤 배신당해 미쳐버리는 내용이다. 파멸로 이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다룬다. 400년 전에 지어진 이야기는 우리의 소리로 표현된다. 배우 이순재를 비롯한 원로 배우가 도맡았던 늙은 왕 리어를 32세의 소리꾼 김준수가 연기한다. 정극과 마당놀이, 음악극 등 다양한 장르를 다뤄온 배삼식 극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오는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루함을 걷어낸 입센의 ‘욘’
서울시극단은 헨리크 입센의 ‘욘’을 올해 첫 작품으로 마련했다. 1879년 발표한 사실주의 연극 ‘인형의 집’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노르웨이 극작가인 입센은 현대극의 선구자로 불린다. 1896년 발표한 ‘욘’은 입센의 마지막 작품으로 젊은 시절 부와 명예를 누렸지만 감옥에 가면서 모든 것을 잃고 자기 집 2층에서 틀어박혀 지내는 남자 ‘욘’의 이야기다. 욘과 그의 아들 엘하르트를 둘러싼 인물들의 각기 다른 집착과 욕망이 뒤섞이고 갈등하다가 결국 엘하르트는 자유를 찾아 떠난다.

각색을 맡은 고선웅 연출은 “오늘날 우리들 인생의 축소판 같은 작품”이라며 “원작에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걷어내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각색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29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한국 배경의 체호프 ‘벚꽃 동산’
‘벚꽃 동산’은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그의 희곡 가운데 가장 원숙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세기 러시아의 어느 귀족 가문이 재정난을 겪으면서 추억이 담긴 벚꽃 동산을 경매에 넘기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가문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인물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현실을 외면하거나 받아들인다. 배우 전도연이 27년 만에 연극 무대 복귀 작품으로 골랐다. 상대역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박해수가 맡는다.

작품은 러시아가 아니라 한국을 배경으로 이뤄진다. 연출을 담당한 사이먼 스톤은 “희극이면서도 비극인 ‘벚꽃 동산’은 한국 배우들의 재능을 보여주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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